영화추천10 프란시스 하, 친구가 먼저 어른이 되어버릴 때 흑백입니다. 2012년 영화인데요.처음엔 이게 좀 걸렸어요. 옛날 영화 흉내인가 싶었는데 등장인물들이 스마트폰 쓰고 페이스북 얘기를 합니다. 그냥 지금 얘기를 흑백으로 찍은 거예요.왜 그랬는지는 나중에 얘기하겠습니다.프란시스는 스물일곱이고 뉴욕에서 무용을 해요. 정확히는 무용단 예비 단원입니다. 연습은 나가는데 무대에는 잘 못 서요. 돈은 없고요. 카드 안 긁히는 장면이 몇 번 나옵니다.집도 없습니다. 없다기보다 계속 바뀌어요.주소가 챕터 제목입니다이게 이 영화 구조인데 좀 특이해요. 새 집에 들어갈 때마다 화면에 주소가 큼직하게 뜹니다. 그게 챕터 제목이에요.일곱 번쯤 바뀝니다. 두 시간이 안 되는 영화에서.처음엔 멋으로 넣었나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프란시스는 이사할 때마다 뭘 하나씩 잃습니다. 친구랑.. 2026. 8. 19. 존 윅 시리즈 순서와 세계관 총정리 존 윅 시리즈 순서와 세계관 총정리존 윅 시리즈는 전직 암살자 존 윅이 복수를 시작으로 거대한 범죄 조직 세계와 맞서 싸우는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로, 관람 순서는 개봉순인 1편부터 4편까지 정주행하는 것이 세계관의 밀도를 온전히 체감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개봉 순서대로 보는 정주행 가이드이야기는 단순한 분노에서 출발한다. 아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인 강아지가 살해당하자, 은퇴했던 전설적인 킬러가 다시 펜슬을 집어 든다. 첫 번째 작품은 액션 장르의 문법을 완전히 바꿨다. 카메라가 컷을 잘게 쪼개지 않는다. 와이드 샷으로 주인공의 움직임을 통째로 보여준다.관객은 그 정직한 합에 매료된다. 2편과 3편으로 이어지면서 세계관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금화라는 독특한 화폐 단위가 나오고, 전 세계 암살자들이 모.. 2026. 8. 14. 미스 리틀 선샤인, 아무도 성공 못 하는데 기분 좋은 영화 노란색 폭스바겐 버스 한 대에 여섯 명이 탑니다.그리고 그 여섯 명이 전부 인생이 꼬여 있어요. 한 명도 예외가 없습니다. 이 영화는 그 사람들이 어린이 미인대회에 가는 이틀간의 이야기입니다.앞에 무거운 영화를 몇 편 연달아 봤더니 뭔가 가벼운 게 필요했는데, 이게 딱이었어요.여섯 명이 전부 실패한 상태입니다아버지 리처드는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는 강사입니다. 인생을 아홉 단계로 정리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문제는 그걸 아무도 안 사준다는 겁니다. 출판 계약이 엎어지는 게 영화 초반에 나옵니다.어머니 쉐릴은 이 가족을 어떻게든 굴러가게 하려고 애쓰는 중인데 이미 지쳐 있습니다. 저녁으로 치킨을 사 와서 봉지째 식탁에 올려요.아들 드웨인은 말을 안 합니다. 공군 파일럿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때까지 침.. 2026. 8. 11. 그린 북, 유족이 사실과 다르다고 한 이유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봤습니다.그린 북은 실제로 있었던 책 이름이에요. 흑인 여행자들이 쓰던 안내서인데, 어느 도시의 어느 호텔과 식당이 흑인을 받아주는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게 없으면 여행이 위험했거든요.이 책 한 권이 필요했던 시절 얘기입니다. 지난번에 쓴 히든 피겨스랑 거의 같은 시기예요.험한 남자랑 까다로운 예술가토니는 뉴욕 나이트클럽에서 문제 생기면 처리하는 일을 합니다. 주먹으로요. 학교를 오래 다닌 사람도 아니고 편견도 많습니다. 영화 초반에 흑인 수리공이 쓴 컵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장면이 나와요.돈 셜리는 피아니스트입니다. 클래식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여러 언어를 하고, 성 위에 있는 집에 삽니다. 말투가 정확하고 옷차림이 완벽해요.이 둘이 8주 동안 차를 같이 탑니다. 남부 순회.. 2026. 8. 10. 히든 피겨스 실화,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우주로 사람을 쏘아 올리려면 계산을 해야 합니다.컴퓨터가 없던 시절에는 그걸 사람이 했어요.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컴퓨터라고 불렀습니다. 계산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었죠.그중에 흑인 여성들로만 구성된 팀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 사람들 얘기입니다.세 사람이 각각 다른 벽에 부딪힙니다주인공이 셋입니다. 이게 처음엔 좀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보다 보면 왜 셋인지 알게 돼요. 각자 다른 종류의 벽에 막혀 있거든요.캐서린은 계산을 아주 잘합니다. 그래서 백인들만 있는 부서로 배치되는데, 거기서 아무도 그를 동료로 안 봐요. 커피포트마저 따로 놓입니다.도로시는 사실상 부서를 이끌고 있는데 직함이 없습니다. 감독자 역할을 하면서 감독자 급여는 못 받아요. 승진 신청을 하면 자리가 없다는 답만 돌아옵.. 2026. 8. 9.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영화를 왜 두 번 봤을까 줄거리를 요약해달라고 하면 좀 곤란한 영화입니다.버스 기사가 있어요. 월요일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운전하고, 퇴근하고, 개 산책시키고, 맥주 한 잔 마시고 잡니다. 화요일에도 그럽니다. 수요일에도 그러고요.그게 끝입니다. 일주일치가 그대로 영화가 됩니다.이걸 보고 나서 며칠 동안 기분이 이상하게 좋았어요. 왜 그런지 정리가 안 돼서 한참을 생각했는데, 그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같은 하루가 일곱 번 반복되는데 안 지루한 이유주인공 이름은 패터슨입니다. 그가 사는 도시 이름도 패터슨이고, 그가 모는 버스 노선도 패터슨을 돕니다. 이름이 세 번 겹쳐요.영화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딱 일주일을 따라갑니다. 매일 거의 같은 장면으로 시작해요. 알람 없이 눈을 뜨고, 옆에 자는 아내를 잠깐 보고, 시리얼을 .. 2026. 8. 8.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