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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사과한다고 용서받을 수 있을까

by 키워드작가 2026. 8. 23.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 전학생이 옵니다. 니시미야 쇼코. 귀가 잘 안 들려서 필담 노트를 들고 다녀요.

반 아이들이 처음엔 신기해합니다. 그러다 귀찮아하고, 그다음엔 괴롭히기 시작해요.

제일 앞장선 게 이시다 쇼야라는 남자애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남자애가 주인공이에요.

목소리의 형태 애니메이션 리뷰 대표 이미지

가해자가 주인공입니다

이게 이 작품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얘기는 피해자 쪽에서 그리잖아요. 이 작품은 반대로 갑니다. 괴롭힌 쪽이 어떻게 됐는지를 따라가요.

쇼야는 결국 문제가 커져서 혼자 책임을 뒤집어씁니다. 같이 웃던 애들이 전부 등을 돌리고, 그때부터 쇼야가 괴롭힘을 당하는 쪽이 돼요.

그렇게 고등학생이 됩니다. 사람 얼굴을 못 봅니다. 영화에서 이걸 표현하는 방식이 좀 유명한데, 다른 사람 얼굴에 엑스 표시가 붙어 있어요. 시선을 아예 안 마주치는 거죠.

저는 가해자쪽에서 본다는 시선이 좀 색다르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어서 사람 얼굴을 못본다고 하니 마음의 두가지가 있더라고요. 안타까움이 아주약간 있고. 그래 인과응보다. 라는 생각을 했지요.

사실 가해자가 잘 살고 있는 일들이 많아서 한번씩 기사같은게 나오기도 하잖아요. 

사과하러 갑니다

고등학생이 된 쇼야가 니시미야를 찾아갑니다. 몇 년 만에요.

그런데 이게 화해하는 얘기로 쉽게 안 갑니다. 이 작품이 좋은 게 그 부분이에요.

니시미야가 쇼야를 용서하냐 마냐를 계속 미뤄요. 니시미야는 오히려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쇼야는 용서받고 싶은 건지 그냥 편해지고 싶은 건지 본인도 모릅니다.

사과라는 게 하는 사람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작품이 그걸 계속 찔러요.

수화 얘기

니시미야가 수화를 씁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쇼야가 그걸 놀렸어요.

고등학생이 된 쇼야가 수화를 배웁니다. 니시미야한테 말도 안 하고요.

그러다 어느 날 손으로 뭔가를 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니시미야가 그걸 알아보는데, 이 장면이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말로 하는 사과보다 그게 훨씬 오래 걸린 일이잖아요. 몇 달을 배워야 하는 거니까요.

마음을 쓰는 사과. 진정한 사과인거 같아요. 사실 수화로 사과할 생각이 있었다는건.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싶다는 뜻과 같을 테니까요. 그렇게 한다고 니시미야가 마음을 다 풀순 없겠지만 그냥 진정성 없는 사과보다는 백배 낫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인물들이 다 이기적입니다

이 작품에 착한 사람이 거의 없어요.

같이 괴롭혔던 여자애는 자기는 그런 적 없다고 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문제를 덮으려고만 했고요. 나중에 쇼야 주변에 모이는 애들도 각자 계산이 있습니다.

한 명이 후반에 크게 터뜨리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다들 자기가 얼마나 비겁했는지가 드러나요.

이게 불편한데 정확합니다. 학교 폭력이라는 게 가해자 한 명 문제가 아니잖아요. 방관한 사람, 모른 척한 어른, 나중에 기억을 고친 사람들까지 다 얽혀 있는 거고요.

동생 유즈루

니시미야한테 여동생이 있습니다. 유즈루라는 애인데 처음엔 남자애인 줄 알았어요.

학교를 안 가고 사진을 찍으러 다닙니다. 언니를 지키려고 쇼야를 계속 방해하고요.

이 캐릭터가 좀 아픕니다. 어린애가 어른 노릇을 하고 있거든요. 언니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자기 삶을 미뤄놓은 상태예요.

유즈루가 찍는 사진이 뭔지는 중반에 밝혀지는데, 그게 이 작품에서 제일 서늘한 대목입니다.

큰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중반 넘어서 큰 일이 벌어집니다.

내용은 안 쓰겠습니다. 다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시는 게 좋아요. 예상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로 작품 분위기가 완전히 바뀝니다. 앞부분이 무거웠다면 뒤는 다른 종류로 무거워요.

이 부분 때문에 이 작품을 못 보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보는내내 마음의 무거움이 더 배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원작이랑 다릅니다

원작 만화가 일곱 권이에요. 영화는 두 시간 조금 넘고요.

그래서 빠진 게 많습니다. 특히 주변 인물들 사연이 많이 잘렸어요. 만화를 본 분들이 영화를 아쉬워하는 게 그것 때문입니다.

다만 영화만 봐도 이야기는 이해가 됩니다. 좀 급하게 넘어간다는 느낌은 있어요.

만화가 궁금하시면 나중에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물들이 왜 저러는지가 훨씬 잘 설명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작품 볼 때

일단 마음이 편한 작품이 아닙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가볍게 보시면 안 돼요.

초등학교 괴롭힘 장면이 꽤 직접적으로 나옵니다. 보기 힘드실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랑 같이 보시기에는 좀 어렵습니다. 초등 고학년 이상이어야 할 것 같고, 그것도 같이 보고 얘기할 준비가 되셨을 때요.

저희 아이는 아직 어려서 같이 보지는 않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에게도 한번씩 들리는 이야기에도 은근히 그러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필통을 숨기고 어딨는지 찾는것을 본다거나.. 3명 놀다가 한명이 두명이서 노는걸 못보는 것이나..

참 어려운 이야기인거 같아요. 

제목 얘기

원제가 목소리의 형태입니다. 그대로 들어온 제목이에요.

목소리한테 형태가 있냐고 하면 없잖아요. 그런데 니시미야한테는 있습니다. 소리가 안 들리니까 사람들의 입 모양이나 표정, 손짓으로 목소리를 보거든요.

거꾸로 쇼야는 소리는 들리는데 사람 얼굴을 못 봅니다. 들리는데 안 보이는 사람이랑, 안 들리는데 보이는 사람이 만나는 거예요.

이 두 사람이 서로한테 뭘 주는지가 이 작품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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